포드·벤츠 모두 발 뺐다…러시아 車시장 붕괴

입력 2022-10-30 18:07   수정 2022-10-31 00:47

전쟁이 길어지고 있는 러시아는 자동차 시장이 사실상 붕괴한 상태다. 미국 포드와 독일 메르세데스벤츠까지 철수를 선언하면서 현대자동차·기아만 러시아에 남게 됐다.

30일 유럽기업인협회(AEB)에 따르면 러시아의 지난달 자동차 판매량은 4만6698대로 전년 동기보다 59.6% 감소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에 따라 수요는 물론 공급까지 크게 줄어든 영향이다.

중국 브랜드를 제외한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은 지난 3월부터 탈(脫)러시아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포드는 지난 26일 실적 발표에서 러시아 합작회사 지분 49%를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벤츠도 러시아 현지 딜러사에 지분을 매각하겠다고 했다.

앞서 러시아 점유율 1위이던 르노그룹은 유럽 소비자의 반발에 부딪혀 현지 자회사와 공장 지분을 러시아 정부에 넘겼다. BMW 폭스바겐 등 유럽 브랜드뿐 아니라 도요타 닛산 등 일본 업체들도 전부 사업을 접었다.

남은 것은 현대차·기아뿐이다. 쉽게 철수하기엔 공장을 포함해 러시아 사업의 자산이 3조원에 달하는 데다 최근의 대규모 투자가 ‘매몰 비용’으로 이어진다는 점이 부담이다.

러시아 시장은 현대차그룹에 ‘뚝심’의 상징이었다. 2014년 미국의 러시아 경제 제재와 고유가로 GM 등 다수 완성차업체가 철수했지만 현대차·기아는 신차를 계속 내며 공장 가동을 이어갔다. 그 결과 점유율 2위까지 차지했다.

문제는 전쟁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는 데 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트렌드가 확산한 지금은 2014년과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 러시아 내 사업을 유지하며 생산과 판매를 늘렸다간 글로벌 ‘보이콧’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러시아 공장 가동을 중단한 지난 3월부터 유지비, 인건비만 나가고 있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업계 관계자는 “현지 공장을 매각하고 몇 년 뒤 되사올 수 있는 ‘페이백’ 조건을 다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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